전통무늬전
- 작성자 박혜진
- 작성일 2023-07-25
- 조회수 8333
- 전시일 2023년 7월 25일(월) ~
- 전시장소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미래백년관 B1 기획전시실II
전통무늬 전은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요소인 의·식·주를 기반으로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소장품을 전통무늬를 입다(복식, 장신구), 전통무늬를 담다(도자기, 그릇, 가구), 전 통무늬를 짓다(기와, 와당), 전통무늬를 보다(영상)로 나누어 각 소장품의 쓰임새에 따른 무늬의 조형적 특징과 그 안에 담긴 상징성을 시각화하여 보여주고자 한다.
무늬 속에 담긴 기호와 상징은 그 시대의 생활상과 문화적 특성에 내재된 집단 무의식을 반영하고 있으며 주로 수복강령, 부귀영화, 입신양명과 같은 인간의 간절한 바람과 액막이로서의 수호신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이 수놓아진 활옷, 다산을 의미하는 석류가 그려진 그릇, 액운을 물리치는 힘을 가진 용두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사물 속 무늬들을 입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전통무늬에 내재되어 있는 의미와 가치를 알리고 우리 선조들의 시대정신과 세계관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전통무늬를 일러스트로 그리고 채색하여 영상으로 제작하는 등 모든 과정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전시의 의의를 더하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쉼을 갖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통무늬 전시를 소개한다.
전통무늬를 입다
옷, 모자, 신발 장신구 등 의복류는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무늬를 표현하여 멋을 내기 위한 용도도 가지고 있다. 의복에 시문된 무늬에 여러 가지 길상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한 무늬들이 사용되었다.
공주·옹주의 혼례복이었으나 민간에서도 사용한 예복인 활옷은 다홍색 비단 바탕에 장수를 의미하는 바위, 불로초, 학, 부귀영화를 의미하는 모란, 상서로움과 권위의 상징인 봉황을 수놓았다. 또한, 남녀가 만나는 좋은 인연은 모든 복된 것의 시작이라는 뜻의 이성지합(二姓之合) 만복지원(萬福之源)의 길상 글자를 함께 시문하였다.
조선시대 방한모인 남바위와 풍차, 아얌, 굴레에는 장수를 상징하는 나비, 국화, 연꽃 등 길상무늬를 장식하였으며, 사대부가 부녀자의 신발인 운혜에는 기쁜 일이 겹치거나 잇달아 일어난다는 뜻이 담긴 쌍희(囍)자를 수놓았다.
저고리의 고름이나 치마허리에 다는 여성용 장신구 노리개에는 복을 의미하는 박쥐, 절개를 상징하는 난초 등의 무늬뿐만 아니라 향갑, 귀이개, 은장도 등을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긴 머리를 올리거나 관이나 가체 등을 머리에 고정하기기 위해 사용한 비녀와 뒤꽂이는 씨를 많이 뿌려 다산을 상징하는 매화와 정절을 상징하는 대나무 무늬로 장식하였다.
조선시대 왕 ·세자 ·문무백관 관복의 가슴과 등에 장식된 문관의 흉배에는 선비의 이상적인 성품을 상징하는 학을, 무관의 관복에는 나쁜 것을 물리쳐주는 힘이 있는 호랑이 흉배를 사용하였다.
전통무늬를 담다
음식물을 담고 보관하기 위한 그릇에는 신석기시대부터 나타난 기하무늬를 시작으로 다양한 무늬가 사용되었다. 기하무늬는 가로줄이나 세로줄, 사선 또는 삼각, 사각, 원형 등으로 표현된 무늬로 태양, 햇살, 자연적 풍우 등의 의미를 담아 새겨졌다. 또한, 좋은 뜻을 담고 있는 문자들을 새김으로써 그 글자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기도 하였는데, 가장 대표적인 문자무늬는 목슴 수(壽)자와 복 복(福)자 이다. 장수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소재인 사슴이나 학 등과 목숨 수자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여 장수를 기원하였다.감상을 위한 도자기에는 운룡문이 그려졌는데, 용은 왕권, 수신(水神) 등을 상징하며 벽사와 길상의 효능을 지닌 무늬로 고대부터 왕과 권력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이러한 용은 주변에 신성함을 암시하는 구름과 함께 사용되었는데, 구름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하며 오래전부터 하늘이 가진 힘과 신비로움을 나타내는 소재로 사용되었다. 이 외에도 인간의 유토피아적 소망을 기원하는 산수 무늬, 고고한 절개를 상징하는 굮화무늬, 여유와 풍요를 기원하는 물고기무늬가 있다.
의복. 책, 일상 용품 등을 보관하기 위한 가구에는 부부간의 화합을 의미하는 나비, 밤에도 눈을 뜨고 있어 재물을 지켜주는 물고기, 좋은 상징인 길상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덕을 모아놓음을 의미하는 만(卍)자가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선비들의 공간인 사랑방에서 사용하는 서안이나 경상, 책장, 고비 등에 만자문을 시문하였다.
전통무늬를 짓다
우리나라 주요 건축재의 하나인 기와는 눈과 빗물의 침수를 차단하고 흘러내리게 하여 지붕 재목의 부식을 방지함과 동시에 건물의 경관과 치장을 위해 사용되었다. 지붕은 먼저 수키와와 암키와로 이어 덮고 처마 끝에 수막새와 암막새로 끝막음을 하였다. 암키와는 기왓골을 이루는 기와로 물이 흐르는 것을 담당하고, 수키와는 기왓등을 형성하여 암키와와 암키와 사이의 틈으로 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는다. 암키와와 수키와에는 장수를 상징하는 파도 무늬, 여성과 다산을 상징하는 겹마름모꼴 무늬 등 기하 무늬가 많이 새겨졌다.수막새와 암막새는 각각 수키와와 암키와 끝부분에 점토판을 덧붙여 제작하는데, 수막새는 원형, 암막새는 장방형이 일반적이다. 막새 면에는 다양한 무늬가 새겨지는데, 기품있는 군자와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무늬, 덩굴 · 연꽃 · 모란을 이용하여 만든 가상의 꽃이자 길상을 의미하는 보상화무늬, 재앙과 질병을 쫓아주는 벽사의 상징인 도깨비 얼굴무늬, 장수와 영속, 번영을 상징하는 덩굴무늬가 주로 새겨졌다. 특히 연꽃무늬가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물에서 피어나는 연꽃의 속성상 화마를 막는 벽사의 의미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용마루 양쪽 끝에는 길상과 벽사의 상징인 봉황을 본뜬 치미, 건물 마루 끝에는 귀신을 쫓아주는 도깨비 얼굴을 한 망새, 내림마루나 귀마루에는 물의 수호신으로 화재 방지 역할을 하는 용두와 건물을 수호하는 잡상으로 장식을 하였다.
전통무늬를 보다
상명대학교 구성원에 의해 제작된 전통무늬 영상이다. 박물관 소장 소장품에 담긴 무늬의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